시즌 개막을 앞두고 모친상의 아픔을 겪었던 프로야구 최고령 선수이자 역사상 최고 마무리 오승환(43·삼성)이 다시 뛴다. 마음을 잘 다스린 오승환은 준비 단계를 거쳐 퓨처스리그(2군) 실전 등판에 나섰다. 아직 정상 컨디션을 찾지는 못한 것으로 보이지만, 첫 걸음을 뗐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오승환은 5일 경산에서 열린 롯데 2군과 퓨처스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모친상 때문에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근래 팀에 합류해 몸 상태를 다시 끌어올린 오승환의 올 시즌 첫 공식 경기였다. 예정된 경기에 마운드에 오르며 현재까지의 과정은 순조로웠다는 것을 증명했다.오승환은 지난 3월 18일 모친상의 아픔을 겪었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당시부터 어머니의 몸이 좋지 않아 조기에 귀국을 해 어머니의 곁을 지킨 바 있다. 오승환은 시범경기 두 차례 등판을 하며 개막을 기다렸지만 끝내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불가피하게 잠시 팀을 떠났다. 토토사이트

장례 절차를 모두 마치고 주변을 정리한 오승환은 지난 3월 27일 2군에 재합류했다. 점진적으로 강도를 조절하며 웨이트트레이닝 등 훈련을 진행했다. 이어 4월 1일에는 첫 불펜 피칭을 해 40구를 던졌고, 하루를 쉬고 4월 3일 불펜 피칭 30구를 진행했다. 이어 다시 하루를 쉰 뒤 5일 실전 등판에 나섰다.
2군 경기이기는 했지만 롯데 1군 타자들이 2군에 내려와 컨디션을 조절 중이라 꽤 좋은 연습 상대를 만날 수 있었다. 이날 오승환은 1회 등판했다. 원래 보직대로 불펜에서 등판할 수는 있었지만, 지금은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중이라 사실 언제 등판하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1회 등판은 준비 시간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어 더 편하다.
1회 선두 황성빈을 삼진으로 처리한 오승환은 이후 연이어 안타를 맞으며 실점했다. 고승민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고, 박승욱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1사 1,3루에 몰렸다. 이어 김동현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우익수의 포구 실책으로 1루 주자 박승욱이 3루까지 가 1점을 내주고 다시 1사 1,3루 상황이 이어졌다.
여기서 최항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했고, 이어진 1사 1,2루에서 이인한의 3루 땅볼 때 주자들이 한 베이스씩 진루해 2사 2,3루로 이어졌다. 여기서 끝났다면 괜찮았겠지만, 오승환은 김동혁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1회에만 4점을 내줬다. 박건우를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고 1회를 마쳤다. 1이닝 동안 34개의 공을 던졌다. 이중 24개가 스트라이크였지만 초구 볼이 조금 있었다. 다만 4사구는 내주지 않았다.
오승환은 몇 차례 더 퓨처스리그에서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시범경기 이후 20일 가까이 실전 등판이 없었기 때문에 컨디션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삼성 불펜도 현재 상황이 아주 급한 것은 아니다. 올라갔다가 준비 부족으로 다시 2군에 내려오면 안 된다. 차라리 100% 컨디션을 찾고 1군에 올라가 다시 2군으로 내려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충분한 시간을 줄 계획이다.
더 이상 예전의 보직인 마무리는 아니다. 박진만 감독은 선발과 필승조를 잇는 임무를 부여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8회나 9회보다는 앞쪽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오승환도 보직에 관계없이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다. 구위가 예전만 하지는 않지만 경험이 워낙 풍부하고, 든든한 배짱을 가졌다. 구위가 더 뛰어난 선수가 필요할 때도 있지만, 이런 선수가 필요한 상황이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삼성은 여전히 오승환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다.
명예로운 마무리를 노리는 오승환이다. 2005년 삼성에서 KBO리그에 데뷔한 오승환은 KBO리그 통산 427세이브를 기록한 역사상 최고의 클로저다. 2013년 이후로는 일본프로야구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활약하며 자신의 능력을 뽐냈다. 2020년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꾸준히 30세이브 이상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다만 지난해 시즌 중반 급격한 난조를 보이며 결국 마무리 자리를 내놨다. 지난해 58경기에서 55이닝을 던지며 3승9패27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했다. 예전보다 구위가 많이 떨어졌다는 평가로 결국 포스트시즌 무대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몸을 잘 만들었고, 다시 벤치의 신뢰를 회복했다. 오승환은 올 시즌을 끝으로 2년 22억 원 FA 계약이 끝난다. 내년부터는 단년 계약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올해 성적에 따라 현역 연장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